엊그제 통영이 고향인 배달하는 총각이 나줘준 굴을 이틀에 걸쳐 아주 맛나게 먹고 있다.
싱싱하고 쫄깃한 식감이 시장에서 사서 먹는 굴보다 훨씬 맛있다. 이렇게 자주 이것저것 얻어 먹고 다니는데 김해 처녀 수현씨가 오늘은 사과즙을 가져왔어 또 나누어 먹었다.
설겆이 동선을 다시 짜고 배치하느라 오늘도 좀 바빴다. 점장은 수시로 식당으로 내려와 어려움은 없는지 일의 상황을 살피고 사장에게 보고를 하는 모양이다.
설겆이를 하는 지하 식당에서 바로 잔반을 털고 설겆이를 할 수 있게 테이블을 개수대 바로 옆에 두었다. 공간이 협소해서 도시락을 모두 쌓아 둘수 없다. 셀러드 만드는 공간에 일부 도시락을 두고 미정씨가 잔반 정리를 했다. 확실이 동선이 짧아 져서 힘이 좀 덜 들었다. 비좁은 것 빼고는 편해지 느낌이다. 수현씨는 갑자기 변한 동선으로 조금 투덜 거렸지만 미정씨도 편해졌다고 한다. 결과는 사장의 생각대로 일이 평소보다 10분 정도 빨리 끝났다.
오늘 450개 를 6시 전에 끝난 것도 처음이고 시간도 남았다. 아마 적응되면 훨씬 빨리 끝낼 수 있어 일단 좋은 아이디어 였다.
미정씨는 내일 재수하는 큰아이 시험이라 여태 일하면서 감기에 걸릴까 더운 날에도 마스크를 한번도 벗지 않고 조심했다. 미정씨의 아이도 조카 민채도, 큰애 친구 서정이도 시험을 잘 봤어 모두 서울대에 갔으면 좋겠다.
집에 왔어 여태 짜던 목도리를 완성했다. 이건 내가 쓸지 엄마에게 줄지 모르겠다.
밀린 숙제를 다 한것 같아 좋다. 이번에 저번에 짜다 실패한 조끼를 다시 시작해야 겠다.
옷을 내가 만들어 입는 기분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
옛날엔 가난한 엄마들이 아이들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혔다고 하는데, 생각해 보면 적어도 자식들 헐벗지 않고 키워내는 대단한 삶의 무기가 아니었을까,
친정 엄마가 집에 쌀 떨어지지 않게 쌀가게를 고집 센 아버지와 우겨서 한 것 처럼, 모성은 어떻게든 살아내는 용기와 재주를 가졌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든 큰애를 빨리 독립시켜으면 하는데 저항이 만만치가 않다.
용돈을 조금 주기로 하고 일단 소동은 끝났지만 큰애가 있는 집안은 아주 냉랭한 기운이 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용돈은 주지 않고 1년을 버텨 왔는데 이 아이는 갑자기 세상에 나가 부딪치는 것이 아직 힘이 드는 모양이다.
사실 미안하기도 하고 짠하다.
오늘의 수입 이억 1400 만원
오늘의 지출 이억 1400만원 재단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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