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다. 매주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출근하는 남편에게
출근해서 도와줄까 했더니 한참 뜸 들이며 그러라고 한다. 내심 안 와도 된다는 말을 기대했지만 같이 가서 일하고, 빨리 집에 와서 쉬면 좋을 것 같아서 얘기했더니 남편 특유의 반응이 보인다. 마지못해 허락하는 듯하지만 할 일이 많다고 한다. 큰 애 학원 데려다주고 사무실로 갔다. 거의 일 년 만에 왔는데도 매일 온 기분이다.
점심은 추어탕 집에 갔다. 일요일 문을 여는 식당이 없어서 일요일이면 자주 오는 식당이다.
밥을 시켜놓고 형님에게 카톡으로 메세지를 보냈다. 재작년 형님이랑 같이 일하면서 오던 식당이어서 생각나서 문자 했노라 했다. 바로 세월이 참 빠르다며 톡이 왔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6시에 집으로 왔다. 차에서 남편이 끼어드는 차에게 작은 목소리지만 욕을 하는 것이 듣기 싫어서 그그러지 말라고 운이 달아난다고 말했다. 이해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남에게 욕을 한다고 하지만 욕을 하는 동시에 나도 듣는 것이다. 의식적으로는 순간 참지 않고 감정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하겠지만 본인의 잠재의식은 그대로 받아들여 누가하는지에 상관없이 나에게 욕을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니 욕을 하거나 남을 비난 할수록 무의식적으로 점점 더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옆에 있는 나도 기분이 좋지 않다. 좋은 말만하고 살자 여보야!!!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고 오니 큰 애도 바로 집에 왔다. 오늘 저녁에는 다 같이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오늘 읽을 책은 짬이 나지 않아 못 읽고, 대신 내가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을 틀어 놓고 일을 했더니, 그냥 하루를 흘려보내지는 않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일찍 하루 정리를 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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