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도 남편이 쉰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간 먹을 것에 신경이 좀 더 쓰인다. 없는 음식솜씨를 최대한 발휘를 해야 한다.
토요일 아침은 보통 아침 겸 점심으로 라면을 먹지만 오늘은 둘 다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아침을 온전히 챙겨 먹어야 한다. 오늘은 뭘 해서 먹지 했는데 아침 운동을 나간 줄 알았던 사람이 지난주 일궈놓은 텃밭에 가서 노지 달래를 한 움큼 캐왔다.
살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도 돌보지 않았는데 제법 길이가 길고 잘 자란 것이 놀라웠고, 생각지도 못한 일거리가 생긴 것에 약간 귀찮은 마음이 섞여 있다. 남자 손으로 한 움큼이니 제법 많다. 달래는 손질이 많이 간다.
뿌리에 흙이 잔뜩 묻은 것도 신경써서 씻어야 되고 쭉정이 손질도 하나하나 해야 된다.
일단, 수고한 남편에 대한 예의로 밝은 목소리로 달래 된장국을 끓일까? 아님 무쳐줄까? 했더니 비빔장을 만들어 비벼 먹자고 한다. 아싸~ 만들기가 더 간단하다. 아침 먹을 양만 조금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흙을 대충 씻었다. 그리고 한 올 한 올 다듬었다. 뿌리 사이 낀 흙을 집어내고 누런 떡잎도 골라내었다. 한참 식탁에 앉아서 생각도 못한 달래를 다듬고 있다. 다듬기를 끝내고 양념장을 만들 준비를 했다. 달래는 총총 썰어 넣고 마늘 찧어 넣고, 고춧가루, 청양고추, 참기름, 깨 그리고 간장을 넣었다.
대충 맛있는 맛이 난다. 어제 반찬으로 만들어 놓은 시금치, 도라지나물을 넣고 고추장도 조금 넣었다. 콩나물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 달걀부침을 두 개 해서 같이 비볐다. 맛을 보니 달래 향이 조금 난다. 달래가 너무 적은가? 또 조금 더 다듬어 넣었다. 그런데 고추장을 넣어서 그런지 간장 비빔밥의 맛이 조금 덜나 기대했던 맛은 아니다. 자고 있는 애들은 깨우지 않았다.
야채 비빔밥을 좋아 하면 좋으련만 일단 둘이서 물김치를 곁들여 맛나게 먹었다. 라면보다는 훨씬 맛있는 아침상이 되었다. 이렇게 아침은 스무스하게 넘어갔다.
열한 시가 넘어 아이들이 일어난다. 늘 그렇듯이 돈가스와 라면을 끓여 줬다. 잘 먹는다. 아이들 밥을 먹이고 남편은 다시 텃밭으로 나가고 나는 댄스교실에 다녀왔다. 2시가 넘었다. 집에 오니 아이들과 함께 떡볶이를 시켜 먹었다. 애들이 다 먹고 소파에 누워 놀고 있다. 이렇게 또 점심해결이다~~. 상을 대충 치우고 나서 유튜브 영상하나를 편집해서 올렸다. 이번주 두 번째 영상 편집이다.
책을 좀 읽고 있는데 사우나 갔던 남편이 장을 봐온다. 일주일 먹을 고기를 사 왔는데 이번주는 돼지 뒷다리를 세일을
하더라며 세근이 넘는 돼지 뒷다리 통고기를 보여준다. (아.... 이렇게 많은 고기로 무얼 해서 먹나..남아있는 고기도 많은데....) 거기다가 삼겹살, 닭갈비, 엘에이 갈비., 주꾸미, 갑오징어 생물을 사 왔다. (그래도 쉬는 주말마다 알아서 장을 봐오는 남편이 고맙다.)
저녁에는 주꾸미 볶음이 먹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볶음은 당신이 훨씬 잘하잖아라고 했더니 기꺼이 본인이 하겠노라 한다. 엥? 생물 손질도 해야 하는데,.. 결국 남편이 한 오징어와 주꾸미 볶음은 매콤 달코하게 되었고 아이들도 잘 먹는다! 반주로 기분이 더 좋다. 설거지와 뒷정리는 내가 후다닥 해치웠다. 남편 덕분에 하루 맛있게 먹고 즐겁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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