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가 되니 초여름 날씨가 되었다. 반팔을 입으면 시원할 것 같다.
오전에 막내 코로나 검사를 위해서 병원에 갔었다. 카운터 간호사가 우리 애 학교 학부모였다.
먼저 어느 학교냐고 물어봐서 알려 줬더니 본인 아들은 3학년이라고 한다. 보기보다 젊어 보인다고 했더니 큰애가 26살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내가 안경 없이 봐서 그런가 실루엣과 말투로 짐작해서 아가씬 줄 알았다.
검사는 음성으로 나왔다. 아직 감기 초기 증상 정도라 조금 더 두고 보고 검사를 더 해야 한다고 한다.
약을 짓고 선생님에게 오늘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목이 아파 결석을 하겠노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애들이 먹고 싶다는 피자와 고기를 사서 갈려고 길을 건너는데, 따라오던 막내가 안 보인다. 어디 갔지 하던 차에 시크하게 먼저 집에 간다고 전화가 왔다. (이제 따라다니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 시장 채소가게를 지나다 봄나물들이 많이 나왔다.
냉이가 연하고 깨끗해 보여 조금 사고 미나리도 샀다. 고등어도 제일 작은 조림용 생물로 한 마리 사서 집으로 올라왔다.
언덕길이라 땀이 난다. 큰 애는 안방에 누워있다 막내와 피자를 먹으러 나온다. 의외로 한판을 거의 다 먹었다. 저녁으로 먹을 돈가스를 만들어 놓고 나서 나오면서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은 되도록이면 안 먹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큰 애가 버럭 화를 낸다.
그럼 아픈데 먹어야지 약이 왜 만들어졌겠냐고 나무란다. 그러면서 엄마가 귀찮아서 자기네들 약 안 먹이고 키운 것 아니냐고 한다.
살짝 당황했다. ( 그래도 너희들 건강하게 잘 자랐잖아!) 음...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전제엔 강한 생명력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런 얘기를 하면 더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할게 뻔하고 말씨름에 기운이 빠질 것 같아 입을 다 물었다. 나도 많이 아플 땐 약도 먹고 병원도 가기에 더 이상 아픈 아이의 심기을 건드리면 안 된다.
그래도 얘들아 ~~ 엄마는 너희들 많이 업고 안고 키웠다. 아주 게으름뱅이 엄마는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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