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막내 다은이 초등학교 졸업이어서 아빠와 함께 참석하겠노라 하였더니 역시나 오지 말란다.
나야 뭐 그렇다 치더라도 남편은 참석하고 싶어 하는 바람이 있었어 머리 감고 있는 아이에게 몇 번이나
물어본다. 한결같이 오지 말라고 한다. 졸업식 후 다 같이 점심도 먹고 하자고 했어도 고집을 꺽지 않는다.
왜 그럴까 엄마 아빠가 오는 것이 좀 부끄러운가? 실망한 남편의 얼굴을 보니 짠하니 나도 가지 말아야겠다고 했다.
식이 10시 반이어서 큰애가 시간 맞춰 먼저 갔다. 나는 느즈막이 11시 너머 갔더니 식이 한창이다. 이름을 부르면 한 명 한 명 무대에 올라 교장선생님께서 졸업장을 주신다. 이 아이들은 거의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거의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졸업은 하게 된다. 녹색 어머니들도 공로상을 받았다. 고생들이 많았다.큰 애도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는데 은근 학교에 오고 싶어 한 것 같다.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고 마지막에 교가도 따라 부른다. 오늘 졸업식에 뜻밖에 손님을 보았다. 오늘 졸업생들이 처음 입학했을 때 그해 새로 부임한 교장 선생님이 오셨다.재작년에 정년 퇴임을 하셨는데 첫해 부임해서 처음 입학식을 치렀던 아이들이어서 특별히 참석하였노라 하신다.
6년 전 입학식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굉장히 열정적이시고, 씩씩하셨던 분이셨고, 특히 그때 입학식 때 부모님들에게 부탁말씀이라고 전했던 말들을 기억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사교육 너무 시키지 말고, 노후준비를 열심히 하라, 방과 후 선생님들에게 전화하지 말라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이제 6년의 세월이 흘러 퇴임한 교장으로써 입학을 허락한 학생들이 졸업을 하는 모습은 남다른 감회가 있었을 것이다. 반가웠다. 여전히 자기 계발도 열심히 하시고 계신 것 같다.
졸업식이 끝나고 사진 찍는 시간이 되어서, 강당 뒤에서 만났어 꽃다발을 주고 절친인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마침 다은이를 잘 챙겨 주셨던 친구 엄마를 만나서 인사를 하고 전화번호도 교환했다.
얼추 사진을 찍고 나오면서 살짝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초등 딸 눈치를 다 본다.
하여간 집에 오면서도 따로 왔다.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집에 왔어 아빠가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준 돈을 큰애가 졸업 선물이라며 준다. 점심으로 햄버거를 시켜 먹고 그리고 각자 논다. 나는 집안일을 하고 오후 늦게 도서관으로 향했다.
한 시간 조용히 보내고 나니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
저녁장을 봐서 집으로 올라와 반찬 몇 가지를 만들고 저녁을 보낸다.
남편은 오늘도 좀 늦는 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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