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양력생일이 같은 둘째와 막내의 생일이다. 어제 미역국을 끓이려고 고기도 사놓고 팥도 물에 담가 놓고 잤다.새벽에 눈을 떠서 한 시간가량 비비적거리고 있었는데도 한 순간도 아이들 생일에 관해서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불을 개어 놓고 멍때리고 있을때도, 큰 아이가 밥을 달라고 할 때 까지도 모르고 있었다.
생일상을 차려 먹을 시간이 부족하다. 어제 남은 밥으로 고기를 구워 먹고 나갔다. 아쉽다.
(생일 아침에 미역국이라도 먹고 갔으면 좋았겠지만 저녁에 먹으면 되니깐 뭐..어쨌든 옛날 부모님처럼 생일상에 대한 애착은 나에게는 없나 보다. )
집안일을 하고 점심을 먹는데 큰 애가 조퇴를 하고 일찍 왔다.
신물이 올라와서 왔다고 한다. 뭔가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위가 갑자기 신물을 올리고 배가 아픈 것은 특별히 음식에 문제가 없으면 정신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약을 찾아 먹고 편히 쉬라고 하고 나는 운동겸 도서관에 들렀다 왔다. 그런데 큰애가 계속 신물 증세로 목이 아프다고 한다. 양배추가 위에 좋다고 해서 쪄서 줬더니 채소를 싫어하는 애가 그래도 몇 점 집어 먹는다.
왜 그럴까? 자주 머리와 배가 아프다. 이 증상으로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한다. 안 되면 심호흡을 하고 명상을 해보라고 했다.
이제 아이들 생일상을 차릴 준비를 해야 한다. 밥을 앉히고 미역도 불렸다. 그리고 일찍 퇴근해서 집에 온 남편과 케잌을 사 왔다.
생일이 같은 날이라 항상 케이크 한개로 퉁쳤는데 왠지 양심에 찔리는 듯 해서 올해 부터 두 개를 준비를 하기로 했다. 작은 아이스크림 케이크과 과일 생크림 케이크를 준비했다. 큰 애가 먹고 싶은 햄버거와 치킨도 사 왔다. 상 위에 음식들을 쭉 올려놓고 모두 둘러앉았다. 케이크 두 개에 불을 붙였다.
그러고 한 명씩 축하노래를 부르고 불을 껐다. 내가 너희 수호천사들이 듣고 있으니 올해소망을 얘기해 보라고했다. 그랬더니 반응이 큰애는 "엄마 또 이상한 소리를 한다"라고 하고. 막내는 "수호천사가 어디있어?" 둘째는 약간 감동받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남편의 얼굴은 보지 않았다. 왜냐 하면 헛소리 한다라는 표정을 지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내가 멋적게 웃었더니 다들 웃어준다
둘째는 "모든 일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무난한 대답을했다. 막내는 요즘 꽂혀있는 슬램덩크 때문에 "농구를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차게 말한다. 남편은 게임 좀 그만하고 막내에게는 밥을 잘 먹으라고 한다. 사온 음식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다들 배가 부르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결국 겨우 준비해 논 생일찰밥과 미역국은 못 먹었다. 이제는 5월 큰 애의 생일상을 기대하며, 3월 아이들 생일도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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