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아침에 청소를 했다. 애들 겨울 교복과 옷가지들을 세탁하고 장롱 안에 있던 묵은 옷들을 대충 정리하여 수거함에 넣었다. 20년 전 아가씨 때 입었던 붉은 악마 빨간 티셔츠가 있었다. 골동품이라 남겨 둘까 했지만 과감히 버렸다. 늘어진 청바지 몇 개, 유행 지난 천 바지, 당근에서 산 패딩등.. 몇 년 입은 속옷과 양말도 종이 가방에 싸서 버렸다. (속옷은 종이에 싸서 버려야 운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책장 정리를 했는데, 애들 초등학교 때 썼던 사인펜, 색연필 세트, 색종이, 풀, 피리, 단소, 쓰다만 노트, 스케치북, 메모장 장난감, 교과서... 모두 덜어냈더니 아주 깔끔해졌다. 먼지도 닦아내고 책도 다시 정리했다.
부엌 청소는 손을 못 댔다. 냉장고 청소부터 해야 하는데 오늘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일단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오늘처럼 청소할 마음이 생기면 하게 될 텐데 말이다.
사실 아침에 우연히 유튭영상에서 청소력에 대한 북 서평을 듣게 되었다. 그랬더니 나도 모르게 청소를 하고 있다.ㅋㅋ
들으면서 난다더니 확실히 동기부여가 되었나 보다.
옷들도 모두 세탁하여 널어놓고 나니 오후 3시가 다 되었다. 애들이 오기 전에 잠깐 작은 도서관에 갔다.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기 쓰기에 관한 책을 '골라 읽기'로 한 권을 읽었다.
5시가 조금 넘었다. 어제 못한 막내 예방 접종을 위해서 집으로 갔다. 바로 집에서 나와 다녔던 병원에 오래간만에 갔다. 병원 대기 순서를 기다리는데, 옆에 앉은 할머니를 보니 아주 번쩍번쩍하다. 내가 좋아하는 금이다.
왼손에 금가락지 여러 개, 오른손에 큰 보석이 박힌 반지가 두 개에 귀걸이까지, 그리고 20돈이 넘어 보이는 굵직한 순금 팔찌와 목걸이, 시계가 보였다.
그래서 엄청 부러운 마음에 "할머니 참 멋지시네요."라고 했더니 웃으시며 진찰실로 들어가신다. 그리고 기분이 업 되어 나오시면서 "내가 몇 살로 보여?"라고 물어보신다. 나는 자세히 할머니의 얼굴을 보았다. 젊은 할머니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고개를 갸웃 뚱했더니 "내가 올해 86살이야! 의사가 나 보고 젊어 보인데" 깜짝 놀랐다. 그래서
" 60대처럼 보이시는데요!"라고 했더니 아주 춤을 추실 것 같다.
'그런데 금의 효능일까??' 사실 그 연세에 피부에 거의 주름, 잡티도 없으시다. 정말 10년 이상 젊어 보였다.
아무튼 다음 우리 차례가 되었다. 다행히도 파상풍 2차만 맞으면 된단다. 집에 가는 길에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해서 들고 갔더니 셋이 모여 앉아 맛있게 먹는다. 저녁은 이것으로 해결이다.ㅎㅎ
ㅣ
'라이프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6일 목요일 주민센타 스포츠 댄스 입문 (0) | 2023.04.07 |
---|---|
4월 5일 수요일 새벽기상 (0) | 2023.04.05 |
4월3일 월요일 미리 좀 준비하자. (0) | 2023.04.03 |
4월2일 일요일 아빠와 통화 (0) | 2023.04.02 |
4월1일 토요일 벗꽃놀이 (0) | 2023.04.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