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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일상다반사

4월2일 일요일 아빠와 통화

by 아이니모 2023.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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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을 먹고 난 뒤 조용한 시간에  친정집 CCTV 앱을 열어 보았다.

오빠가 집에 와 있다. 이번달 아빠 목욕을 시키기 위해 내려온 모양이다.

거실에 아빠가 외출복을 입고  초점 없는 눈으로 tv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앉아계신다.

엄마와 오빠는 이제 나갈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엄마가 아빠에게 타박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아빠는 반응이 없다.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  "응 !아빠 나야"    "연희가?"    "응"   "서울이가?"    "네, 아빠 뭐해요?"    "뭐.. 그냥 있지..."    "오빠 왔어?"  "응"    "오늘 놀러 갈 거야? 어디 가는데?"    "몰라"    "오빠랑 어제 목욕 갔다 왔어요?"    "글쎄... 모르겠는데..."   "오늘 거기 날씨 어때요?"    "좋다"    "아빠.. 나 아빠한테 할 말 있어...,... 아빠 덕분에 행복하게 살고 있어!!"   "뭐?"   "아빠가 나 잘 키워줘서 지금 잘살고 있다고!!.......... 그럼 오늘 좋은 하루 보내고 사랑해...."   "그래  끊자!." 

 

세 번째 시도다. 아직도 이 말을 하려면 어색해서 말이 안 나온다.   여러 감정이 섞여 목이 메어 온다.   cctv를 보니 다시 초점 없는 표정으로 앉아 계신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을 때 더 다정하게 더 많이 사랑한다고 해야지... 혹시나 다시 정신이 돌아오실지 모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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