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바람이 무척 많이 불면서 비도 흩뿌리는 날씨였는데 오늘은 아주 화창하게 개어 맑고 깨끗한 하루가 되었다.
감사한 날이다.
오늘은 학교 봉사가 있는 날이다. 요즈음은 희망자에 한에 매점 봉사를 하는 학생을 배치해서 3명이서 하고 있다.
매점매니저님은 계산을 하고 학생은 물건을 내주고 나는 질서유지와 운동장 청소를 한다.
전보다 수훨해 졌다.
오늘 같이 활동하기 좋은 날은 전교생이 많이 와서 바쁘다. 달콤한 음료와 물을 많이 찾는다.
아이들 모두가 순수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매정 봉사를 끝내고 집으로 왔다. 보통 때는 마음 내키는 도서관으로 가는데 오늘은 점심도 먹고 나머지 청소를 하기 위해서이다.
점심을 먹고 빨래를 하고 내 옷 정리를 일단 시작했다.
정리의 힘에서는 옷을 모두 꺼내놓고 하나하나 만져가며 설레지 않는 옷들은 모두 버리라고 했다.
나를 기분좋게 하는 옷들만 남기라는 뜻이다.
일단 옷을 모두 꺼내 놓았다.
그런데 이제는 설레는 옷이 하나도 없다.
최근엔 계절에 맞게 생활비 안에서 산 옷들이고 특히 홈쇼핑 옷들이 많다. 일단 허리가 맞으면 엉덩이가 크고 엉덩이가 맞으면 허리가 작은 통나무 몸매엔 일명 고무줄바지인 밴드 바지가 제일 좋다. 그래서 여기서 사는 것이 시간도 아끼도 양도 많아 그럭저럭 입기에 좋다. 그런데 한 두해 입으면 색이 바래거나 보풀이 생겨 오래 입지는 못한다. 일단 이런 바지 몇 벌과 티셔츠를 골라냈다.
그리고 몇 해 전 백화점을 어슬렁 거리다가 딱히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쑥색의 코트는 색이 바랬다.
토끼털 조끼도 3-4년 입었더니 겨드랑이와 아랫단의 털이 벗겨졌다.
그리고 유행지난 블라우스, 목도리, 원피스들을 골라냈다. 이제는 설레지 않는 옷들이다.
모두 재활용 옷 수거함에 넣었다.
옷장에 여유가 생겨 이제 쌓아놓은 옷들이 없어졌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옷을 살 때 기분이 다운되었거나 우울할 때 많이 산 것 같다. 이런 옷들은 충도구매로 제대로 맞지도 입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옷들이 옷장 안에 그냥 묵히고 있었다. 잘 버렸다. 마음의 짐이 덜어진 느낌이다.
이제 옷이든 다른 물건이든 기분이 좋을 때 마음에 완전 쏙 드는 것만 사야 되겠다는 기준이 생겼다.
5시가 되니 아이들이 모두 와 있다. 저녁은 아침에 남편이 주고 간 부추로 갑오징어와 함께 전을 부처 먹었다.
채소를 먹지 않는데 이건 모두 잘 먹는다. 치우기 전에 늦게 올 줄 알았던 남편이 왔어 같이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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