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오늘은 지난번 중고장터에서 팔고 남은 물건들을 처분하기 위해 점심시간 동안 깜짝 장터를 열었다.
물건들은 주인 없는 체육복과 운동화 신발 별 쓰임새가 없는 생활 용품들이 조금 있다.
이사장 엄마가 체육복은 빨아오고 두 명의 엄마들이 봉사를 하러 와주었다. 탁자를 정렬하고 다시 물건들을 정렬하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물건을 살 아이가 있으면 그저 주는 방향으로 일단 물건을 모두 털기로 했는데 점심시간이 끝나고 보니 거의 그대로 남아있다. 체육복은 거의 팔렸는데 자질 구레한 물건들은 거의 팔리지가 않았다.
이익금이 13,500원이란다. 일단 정리를 하고 엄마들은 가고 난 뒤 나도 뒷정리를 하고 집으로 왔다.
오늘길에 아이들이 삼각김밥이 먹고 싶다고 한다.
거의 저녁때가 다되었는데 밥이라니... 저녁 준비를 위해 시장을 가려다가 발길을 돌렸다.
그렇다면 오늘 저녁은 삼각김밥으로 때워야 겠다..ㅎㅎㅎ 저녁을 안 해도 되겠다는 기쁜마음으로 한 사람당 두 개씩 여섯 개의 큰삼각김밥을 골고루 사서 집으로 왔다.
막내는 점심 급식을 부실하게 먹었는지 두 개를 다 먹고 잠이 들었고 둘째는 학원 가기 전에 한 개를 먹고 나갔다.
그런데 큰 아이는 저녁이 이거냐면 밥을 달라고 짜증을 낸다.
밥도 없고 네가 좋아하는 고기도 없다고 하자 인상이 안 좋아진다. '요즘 원서 쓰고 지금은 생리 중이라 예민하다.'
싶어 알았다고 했다.
다시 저녁 준비를 위해 고기를 사러 나가기에는 좀 부담 스러워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오늘 늦는다고 한다
어쨌거나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데.. 냉동실 냉동 고기가 좀 있어 찾아보니 먹다 남은 오래된 자투리 고기들이 몇 덩이가 있다. 몇 개는 너무 오래되어 먹을 수가 없을 것 같고 카레용 고기가 그나마 제일 상태가 좋다.
점심에 카레국수를 시켜먹었다고 하니 저녁에는 짜장밥을 해야겠다.
짜장 소스가 유통기한이 한참 지났다. 혹시나 싶어 보니 맛이 멀쩡하다.
뚝딱 짜장 소스가 완성이 되어 큰아이를 불러 저녁을 먹였다.
맛있는지 잘 먹는다.
두시간 전만 해도 편하게 삼각김밥으로 저녁을 때울 수 있겠구나 했는데 생각도 못한 짜장 밥이 저녁메뉴가 되고 게다가 갑자기 냉장고 정리까지 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결과가 좋게 흘러갔다.
오늘 밤엔 바람까지 부니 춥다는 말이 나온다. 오늘부터 선풍기가 필요 없을 것 같다. 비가 그치는 낮에도 선선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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