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분주한 날을 보냈다. 오전 내내 벚꽃구경을 하며 보내고 대구탕을 먹고, 밀린 빨래를 몰아하고 저녁을 먹고 치우고 목욕까지 끝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만우절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일단 오늘 내가 거짓말을 한 적이 있나? 한번 생각해 보고 마저 일기를 쓰기로 한다.
....................................!!!
아쉽게도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하라고 한 날 한점 거짓 없는 날을 보내고 말았다.
어제저녁부터 기분이 다운되었다. 게다가 10시까지 지인과 술 한잔 먹고 들어 온다고 하던 남편이 12시 반이 되어 집에 들어오면서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아까 통화할 때는 상냥했던 부인이 갑자기 성질을 내며
"내가 조금만 늦게 들어오면 인상 쓰고 하면서 왜 당신은 맨날 새벽에 들어오냐!!'며 고함을 질럿 적잖이 놀랐을 것이다.
특히나 남편은 말로 하는 감정표현이 서툰 사람이다. 나는 사실 꼴이 보기 싫어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남편이 어떤 얼굴상태 인지 안다. 약간 억울하고 놀라면서 얼굴이 심히 굳어진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잠자리에 든다. 일단 나도 밤이 깊어 잤다.
내가 먼저 일어나서 학원에 가는 큰애 아침상을 차렸다. 그런데 학원 데려다 줄 시간이 다됐는데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웠다. 기척도 안 한다. 삐져있는 것이다. 큰애한테 "아빠 엄마말 안 들으니깐 네가 가서 좀 깨워라"라고 했더니 바쁘다고 한다. 살짝 약이 오르려고 하는데 방에서 나온다. 씻지도 않고 바로 딸아이와 나갔다.
빨래를 돌리고 집안일을 하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왜 남편에게 화가 났을까? 어제 애 서 쓴 일기가 날아가고 살짝 감정을 건드리는 남편 지인과의 통화, 쌓여있는 집안일.. 혼자 재밌게 놀다 온 남편이 얄미웠던 것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결국 별 것 아닌 일이다. 내 안에서 시작된 화난 감정이 남편에게 얄미운 감정까지 일으켰다.
이불 빨래를 널러 옥상을 올라 갈려고 나오는데 마침 학원 데려다주고 오는 남편과 마주쳤다. 옥상으로 말없이 따라온다. 같이 빨래를 널었다. 그러면서 "오늘 벚꽃 보러 가야지,, 그런다. 며칠 전부터 뒷산 벚꽃 보러 가자고 했는데 못 갈까 봐 먼저 말을 꺼낸다. 나는 벌써 화를 풀었고 벗꽃보러 가자는 생각지도 못한 말은 들으니 한편 기쁜 마음에 " 그래 가야지"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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