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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모기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나 앉았다.
불을 켜고 보는데 앙큼하게 또 보이지 않는다. 요 며칠 날씨가 포근하더니 그 사이 겨울잠을 자던 모기들이 날기 적당했던 모양이다.
다시 날아들기를 기다리며 잠이 깼다.
어제는 하루종일 집에서 편안히 보냈다. 집안일은 하지 않아 무척 좋았다.
늦잠 자는 아이들도 깨우지 않았다. 이것도 일이다.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다.
대신 하루종일 독서와 낮잠을 번갈았다. 졸다 깨서 읽고 졸다 깨서 읽었다. 참 좋다.
그러다 한 구절이 눈에 확 들어온다
'스스로 구제하면 완전하고 남이 구제하면 엉성하며, 스스로 구제하면 제때에 하고 남이 구제하면 더디어진다.
완전함과 적당한 때는 나에게 있고 엉성하고 더딤은 남에게 있다. 그러므로 남이 구제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야만이고
스스로 구제하고자 하는 것은 문명이니 계속이란 속된 것을 고치는 것으로 야만을 버리고 문명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천지인 중 178장 계속.
더하고 보탤 말이 없다. 확실해졌다. 늦잠 자는 아이들을 더 이상 깨우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구제할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본인이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 완전하고 적당한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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