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둘째 중학교 졸업식날과 겨울방학을 하는 날이라 서둘러 학교에 갔다.
학교 입구에 예쁜 꽃들이 많이 나와있다.
나는 어제 미리 꽃을 주문한 터라 눈팅만 하고 매점으로 들어와 도서 견적서와 이런저런 일을 하다 11시 강당으로 갔다.
이미 아이들과 학부모님들로 강당이 꽉 차있었는데 아들반 옆 가장자리에 서서 아들 뒷모습을 찾았다.
1반 1번이라 좌측 맨 앞자리에 얌전이 정자세로 앉아있다.
담임선생님과도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즐겁게 아이들 졸업식을 지켜보았다. 지난 3년간의 아이들이 활동한 사진과 영상을 보고 한 명 한 명 졸업장을 받는 모습들을 보며 즐겁고 아쉬운 시간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쑥스러워하는 아들과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오늘은 매점에 아이들이 오지 않는다. 오전에 1, 2학년이 모두 하교했지만 3학년을 위해 일부러 들러서 가라고 문도 열어 두었다. 그런데 딱 한 명의 3학년 학생이 혼자 당당히 걸어와 늘 사 먹던 과자를 주문하고 마지막이라 아쉬워하며 돌아갔다.
자주 매점에 들렀던 학생이다. 오랫동안 긴 장발을 고집하다 얼마 전에 머리를 자르고 매점어머니들에게 칭찬도 듣고 했던 허스키한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남학생이다. 고등학교 생활 잘하라고 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사장 딸 시우가 너무 아쉽다면 눈물이 흘리면서 엄마랑 조금 머물다 갔다.
아이들과 학부모님이 거의 다 돌아가고 다시 학교가 조용해졌다.
담주까지 주문하고 납품해야 할 도서들이 많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5시가 다되었는데 아이들은 친구들과 노느라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조금 쉬었다 저녁을 하려니 들어온 둘째가 졸업날이니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고 한다. 역시나 치킨과 피자다.
배달온 음식을 먹고 아이들은 각장 방에서 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들방에 놓인 졸업 꽃다발을 꺼내 꽃병에 담으면서 문뜩 생각이 들었다.
작은 풀꽃하나, 나무하나, 그리고 사람들.. 세상 모든 것이 나에게 기쁨과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이 없구나.
참으로 감사하고 누군가로부터 무지하게 사랑받고 있음을 절실히 느껴진다. 그리고 귀여운 풀꽃에서 받은 행복만큼만 이라도 나도 분명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우리 가족들과 그리고 이웃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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