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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 월요일. 행복 연휴 마지막 날. 아침에 큰아이 머리를 잘라 주고 청소를 했다. 널려있는 옷을 빨고 쌓여 있는 그릇과 먼지도 닦았다. 졸업식 때 산 꽃에 물도 다시 갈아 주고 그 아름다운 색과 모양에 감탄했다. 분홍 장미는 시들해져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워낙 아름 다운 꽃이라 조금 더 꽃아 두고 보고 싶고, 분홍 카네이션은 싱싱해서 아직까지 활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시든 잔 꽃들은 정리를 했다. 꽃이 얼마나 집안에 생기를 주는지!! 고맙고 귀엽다. 큰애는 내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갈 준비로 바쁘다. 아빠를 데리고 나가 화장품도 사고 새 운동화도 장만했다. 큰애가 다시 기운을 차리고 얼굴에 웃음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 대학에 합격한 기쁨도 좋지만 더 좋은 건 행복하고 즐거운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 좋다. .. 2024. 2. 15.
2월 11일 일요일 안부 인사. 아침에 큰 오빠 내외와 큰어머니가 엄마를 보러 오셨다. 엄마가 다친 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 안부 겸 해서 오빠랑 오게 되었다 아빠가 거실로 나와 맞이하며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가운데 두고 엄마와 아빠 오빠,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버지 몸 상태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 나누었던 대화 중에 아빠가 좀 거슬리는 부부이 있어 버럭 화를 내신다. "누가 치매란 말이고?!!!" 순간 모여있던 식구들이 모두 흠칫 놀랐다. 이런 말을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아버지는 정상이다. 다만 기력과 기억력이 조금 떨어지셨지 모두 다 들으시고 이성적 판단이 가능하시다.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한다. 아버지 앞에서 이 단어를 얼마나 많이 내뱉었는지... 아버지는 다 듣고 참고 계단 것이다. 큰어머니는 뇌에 좋은 영양.. 2024. 2. 14.
2월 10일 2024년 설 명절 이번 설명절부터 큰집에서 지내던 명절 제사가 없어졌다. 아침 일찍 서둘러 세배 가던 일과 큰집 막내 올케의 음식 준비도 이제는 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 있으니 작은 아버지가 큰집에 모인다고 연락이 와서 아버지와 오빠가 아침을 먹지도 않고 나갔다. 그 바람에 엄마가 또 아침도 안 먹고 나간다고 오빠에게 전화를 하고 짜증을 내신다. 결국 오빠 말대로 아침은 큰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12시쯤 우리 식구들도 큰집에 가게 되었다. 마침 큰 오빠도 아파트 앞에서 만났다. 큰집에 들어 서니 작은 아버지와 숙모님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큰애 합격 소식이 오빠한테서 들어셨는지, 나와 애들 칭찬에 정신이 아득할 정도다. 큰집 조카도 이번에 대학에 붙었다고 한다. 잘 되었다. 점심은 언양 생고기를 먹으러 온 가족이 움직.. 2024. 2. 14.
2월 9일 금요일. 방어진 등대 어젯밤에 도착한 남편과 아이들과 아버지와 점심을 먹으로 나왔다. 평소 아버지가 좋아하 시는 콩나물 국밥 집으로 갔다. 우리는 만두와 국밥을 시켜 맛있게 먹었지만 아빠는 거의 드시지 못했다. 항상 이집 국밥은 남기지도 않으시고 추가로 밥을 더 넣어서 맛있게 잡수셨는데 웬일인지 오늘은 한 두 수저 드시더니 숟가락을 놓으신다. 기력이 떨어 지신게 한눈에 느껴지는 순간이다.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드라이브 겸 방어진에 가자고 했더니 좋다고 하신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아버지는 차 밖 풍경을 조용히 바라만 보고 계신다. 방어진 등대에 도착해서 등대까지 아버지를 부축하며 걸어 갔다. 바다를 눈에 담고 조금 더 여유있게 거닐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너무 추워 바로 내려왔다. 오면서 남편이 회센터에 들러 석화.. 2024. 2. 14.
2월 8일 목요일. 명절 장보기. 새벽에 아버지가 거실에 나오는 소리가 들려 나가니 깜짝 놀라시며 내 이름을 부르신다. 설 연휴라 내려왔다고 했더니 언제 왔냐고 물어보신다. 어젯밤에 왔노라고 했다. 그리고 가슴이 아파 약을 찾으신다. 약을 드시고 조금 앉아있다 들어가신다. 나도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난 엄마도 나를 보더니 언제 왔냐 하신다. 아침을 먹고 아버지는 센터에 가시고 나와 엄마는 새벽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가 꽤 추웠다. 엄마는 지팡이를 잡고 나는 장 바구니를 끌고 나왔다. 집 앞 새벽시장도 사람이 무척 많았다. 사과와 귤, 콩기름과 된장, 부침가루, 아몬드, 숙주나물, 무를 담아 오는데 엄마 걸음이 아직은 불안 불안하다. 집에 오자 명절에 쓸 돈을 찾아오라고 해서 다시 나갔다 왔다, 오는 길에 .. 2024. 2. 14.
2월7일 수요일. 큰딸 졸업식 오늘 큰아이 졸업식이다. 남편은 일 때문에 이번에도 졸업식참석을 하지 못했다. 큰 아이는 마지막으로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고 나는 선생님에게 드릴 꽃바구니를 찾으러 갔다. 주문했던 대로 연분홍 장미와 카네이션과 이름모를 아름다운 색의 꽃이 한 다발이었다.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학교강당에 일찍 도착했다. 이전 중학교 졸업식처럼 비슷하게 아이들 3년 동안의 활동 사진들과 한 사람 한사람 무대에 올라 졸업장을 받고 교가를 불렀다. 졸업식이 끝나고 절친이 현진이와 지나가던 초등학교 때 친구인 규리랑 사진을 찍었다. 규리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명랑하고 붙임성이 있다. 다정히 다가와 웃으며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고마웠다. 그렇게 간단히 사진을 찍고 담임 선생님과도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 고맙다는 인사와 이쁜 꽃.. 2024. 2. 14.
2월 6일 수요일. 올해 가장 감사한 하루. 올해 가장 감사한 하루였다. 본인이 가장 가고 싶어 했던 대학이라 더욱 기쁘고 감사한 하루.^^ 오후에 도서관에 있는데 딸에게서 합격했다는 전화가 왔다 얼른 집으로 달려갔다. ㅋㅋㅋ 둘이 안고 춤을 췄다. 그리고 감사의 노래를 불렸다. 늘 부르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녁으로 간단히 치킨을 쏘았다. 남편은 오늘 늦고 둘째는 학원에 갔어 막내랑 셋이서 간만에 속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그간의 회포를 나누었다. 아이도 이제야 발 뻗고 잘 수 있겠다고 한다. 짓무른 손가락도 이제 더 잘 아물 거라고 했다. 감사하고 감사한 하루다. 참 자식이란 존재가 이렇게 애를 끊게 만드는 구나... 어찌 보면 보통의 경험이지만 먼저 겪은 동생과 부모님, 보통의 부모들이 참 대단하다.. 2024. 2. 6.
2월 5일 월요일. 고마운 물건. 어젯밤 이부자리 온수매트가 고장이 났다. 자다 바닥이 차길래 일어나 보니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아 이리저리 처리를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서비스 센터에 접수를 해 놓았다. 지지난 주 추위때 올려놓은 희망 온도가 너무 높았었나.. 몇 년가 아무 문제 없이 잘 작동되었는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고장이 날 줄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우리 집에 없었어는 안 되는 존재였는데... 매트뿐 아니라 정말 소중하고 고마운 물건은 세탁기! 요즘 세탁기를 만들어준 엘지와 발명가인 누군가에게 매일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 나의 소중한 시간과 관절을 지켜 주는 어느 가족보다도 제일 많이 집안일을 도와주는 존재다. 매일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다정히 말을 건넨다. '오늘도 수고해 줘, 고마워 이제 쉬어'라고 인사.. 2024. 2. 5.